No. 489 “오늘 침례식이 있습니다.” 2026 07 05
작성자: Barnabas Choi등록일: 07/05/2026
No 489 오늘 침례식이 있습니다. 2026 07 05 많은 사람이 침례를 "헌신의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겠습니다"라는 결단의 표현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성경은 침례를 이보다 훨씬 더 깊은 것으로 소개합니다. 오늘 말씀인 요한복음 13장은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장면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 순서입니다. 제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발을 내어놓고 씻김을 받습니다. 그리고 난 후에야 예수님은,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17절). 먼저 씻김이 있고, 그 다음에 섬김이 따라옵니다. 이 순서를 뒤집으면 복음이 아닌 율법이 됩니다. 침례도 똑같은 순서를 따릅니다. 사람들은 흔히 "침례를 받아야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정확히 반대로 말합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에 침례를 받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순간, 우리에게는 이미 새로운 정체성이 주어집니다. 나는 더 이상 죄인이 아니라 용서받은 자입니다. 고아가 아니라 아들이며 딸입니다. 방황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백성입니다. 이 정체성은 침례를 받기 전에, 믿는 그 순간에 이미 주어집니다. 침례는 이 사실을 새롭게하는 의식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이 사실을 온 교회 앞에서 공적으로 선언하는 것 입니다. 그래서 침례는 결단이라기보다 공적인 선언입니다. "나는 예수님의 사람이며, 그분과 함께 죽고 함께 살아났습니다." 이것이 로마서 6장의 핵심 내용입니다. 신약성경 전체 역시 이 순서를 따릅니다. 언제나 은혜(하나님이 하신 일)가 먼저이고, 순종(우리가 할 일)이 그 다음입니다. 에베소서는 1-3장에서 우리가 받은 은혜를 선포한 뒤에야 4장에서 "합당하게 행하라"고 말하며, 로마서도 11장까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설명한 뒤에야 12장에서 "몸을 드리라"고 권합니다. 은혜가 먼저이고, 순종은 그 은혜에 대한 반응입니다. 이 순서는 우리 성도들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예수님은 나에게 어떤 분이신가"입니다.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고 감탄할 때, 그 감탄이 회개를 낳고, 회개가 순종을 낳고, 순종이 제자의 삶을 낳습니다. 순서를 바꾸어 "먼저 잘 살아야 은혜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율법 아래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침례는 제자의 삶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로마서 6장은 침례를 받은 우리가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속에 들어가고 나오는 그 짧은 순간은 예수님의 죽으심과 다시 사심을 몸으로 고백하는 순간이며, 동시에 이제부터 제자로 살아가겠다는 첫 번째 공적 순종이기도 합니다.
